2025년 12월 8일 밤 11시 15분경 아오모리현 하치노헤 동북쪽 약 80km 해상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처음에 규모 7.2로 발표되었다가 이후 7.6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최종적으로 7.5로 확정되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을 태평양판과 육지판의 경계부로 추정했으며, 진원 깊이는 약 50km로 파악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상자 수는 약 30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주택 화재 1건이 발생했습니다.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 일부 지역에서 건물 유리창 파손, 외벽 자재 손상, 도로 파열, 상수도관 파열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신칸센(일본의 고속열차)은 일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했으며, 도쿄 도심까지 강한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영향 범위가 광범위했습니다.

지진 발생 후 약 3시간 뒤인 12월 8일 오전 2시경에는 아오모리현 연안에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었는데, 최대 3m 수준의 쓰나미가 예상되었습니다. 다행히 실제 쓰나미로 인한 대규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9일 아침에 쓰나미 주의보가 해제되었습니다.

이번 지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발령했다는 점입니다. 이 주의보는 2022년 12월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규모 7.0 이상의 지진 발생 후 1주일 이내에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소보다 크게 높아졌을 때 발령하는 공식적인 경보입니다.

일본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평상시 산리쿠 지역에서 1주일 내 강진이 발생할 확률은 0.1% 미만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의보 발령으로 그 확률이 약 10배 이상 상승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현재 상황은 “정상”에서 벗어난 고위험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며, 일주일 이내(12월 16일 0시까지)에 규모 8.0 이상의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소보다 약 1% 정도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보수적인 입장을 의미합니다. 주민들에게는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침착한 대비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며, 학교나 대중교통은 평소처럼 운영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1)처럼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은 발생 당시부터 규모 9.1의 초대형 지진이었으며, 이로 인해 40m 이상의 거대 쓰나미가 발생해 약 2만 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반면 이번 아오모리 강진은 규모 7.5로, 에너지 크기로는 약 1/30 정도 수준입니다. 또한 일본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14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긴급지진속보 시스템은 P파 감지 후 S파 도달 전 몇십 초 내에 주민에게 경보를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쓰나미 조기 경보 시스템도 훨씬 정확해졌습니다.

일본 정부의 경고는 명확합니다. “더 큰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이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보수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하면 현재 상황은 심각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만약 현재 일본에 출장이나 여행 중이라면 다음의 조치를 우선순위대로 따르시기 바랍니다.

먼저 현재 거주하는 지역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후발지진 주의보의 영향 범위는 아오모리현~지바현의 태평양 연안이므로, 이 지역에 있다면 경보 해제 시간(12월 16일)까지 외출 시 항상 대피 경로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해안가 호텔에 묵고 있다면 투숙 후 즉시 대피 경로를 확인하고, 고지대 근처 대피소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생존의 핵심입니다.

다음으로, 일본 기상청의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EEW)이나 ‘Safety Tips’ 앱을 지금 바로 다운로드하시기 바랍니다. 이 앱들은 지진이 발생하면 P파(빠른 파동) 감지 후 S파(파괴력 있는 파동)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이 온다!’는 경고를 미리 알려줍니다. 이 짧은 수십 초가 생사를 가르는 시간이 될 수 있으므로 필수입니다.

만약 숙박 중인 호텔이나 건물에서 지진이 느껴진다면, 먼저 “Drop, Cover, Hold On” 원칙을 따르세요. 이는 몸을 낮추고(Drop), 머리와 목을 팔로 감싸고(Cover), 안전한 물체를 꼭 붙잡고(Hold On) 있으라는 뜻입니다. 책상이나 침대 아래가 안전하다면 그곳으로 숨어듭니다. 창문과 거울에서는 멀리 떨어지고, 가구가 넘어질 수 있는 곳도 피해야 합니다.

흔들림이 멈추면 즉시 대피를 시작해야 합니다. 엘리베이터는 절대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통해 낮은 층으로 내려옵니다. 아파트나 높은 건물에 있다면 외부로 완전히 나온 후, 가능한 가장 높은 지대로 이동하세요. 이것이 바로 “쓰나미 텐덴코(津波てんでんこ)” 정신입니다. 이는 “쓰나미가 오면 각자 알아서 대피하라”는 뜻의 일본식 생존 철학으로, 가족이나 동료를 챙기다가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야외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한다면,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개방된 공간으로 이동하세요. 건물, 전선, 자동판매기 등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해안가에 있다면 흔들림이 약해도 즉시 고지대로 대피하세요. 쓰나미는 조용히 물이 빠진 후 갑자기 몰려올 수 있습니다.

흔들림이 완전히 멈춘 후에는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일본의 TV, 라디오, NHK 웹사이트, 또는 ‘지진 정보’ 앱을 통해 현재 지진의 규모, 쓰나미 경보 발령 여부, 주변 지역의 피해 상황을 즉시 확인하세요. 특히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었다면 대피소로 이동하여 안내 방송을 청취해야 합니다.

만약 항공사 운항이 중단되거나 철도가 불통된다면, 현재 체류지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무리하게 귀국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지진 가능성이 낮은 내륙 도시(교토, 오사카 등)로 이동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일본 정부는 긴급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임시 숙박소와 식량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여행 안전 핫라인(02-2100-2100) 또는 주일 한국대사관(+81-3-5791-0400)에 연락하면 상세한 상황 설명과 귀국 절차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급적 조직된 그룹 탈출보다는 개인적 안전을 우선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번 아오모리 강진이 국제 뉴스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규모 때문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이미 2025년 초 난카이 해곡(혼슈 남쪽 해역)에서 규모 8.0~9.0의 거대 지진이 앞으로 30년 내 발생할 확률을 8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이전 예측(70%)보다 상향된 수치입니다.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예상 사망자는 약 6만 명에서 최악의 경우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아오모리 강진은 “대규모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의 신호탄인 셈입니다. 특히 태평양판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어서, 학계에서는 “향후 몇 년 내 초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12월 초 발표된 “난카이 대지진 방제 대책 추진 기본 계획”에서는 예상 사망자를 6만 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이는 주민 대피 시스템 강화, 건물 내진 개보수 지원 확대,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의 정확도 향상 등을 포함합니다.

또한 홋카이도와 산리쿠 지역의 해안 도시들에는 “후발지진 주의보” 발령 시 자동으로 대피소가 개방되고, 모든 주민에게 재난 문자가 발송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습니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만든 교훈의 결과물입니다. 건물 내진 기준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학교와 병원은 극도의 내진 기준을 충족하도록 개보수되었습니다.

일본 방문을 계획 중인 한국인들이 궁금한 점은 “정말 안전한가?”입니다. 가장 솔직한 답변은 “완벽하게 안전할 수 없지만, 철저히 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여행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면, 현재 한국 외교부의 여행 경보 단계를 확인하세요. 현재(12월 10일 기준) 일본 전역에 대해 여행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습니다. 단, 아오모리현·이와테현·홋카이도의 태평양 연안 지역을 방문한다면 최소 12월 16일 이후를 권장합니다.

일본에 장기 거주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다음을 체크하세요. 첫째, 거주지의 지진 위험도를 확인합니다(일본 기상청 웹사이트의 ‘지진 해저드 맵’ 참고). 둘째, 직장과 거주지 간 대피 경로를 표시한 지도를 준비합니다. 셋째, 최소 2주분의 식량과 식수, 의약품을 비상용으로 준비합니다(일본 가정에서는 필수). 넷째, 가족 간 안전 확인 연락처와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합니다.